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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형과학은 외면당했다: '돈 룩 업'의 풍자가 겨눈 현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은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블랙코미디 재난 영화로, 러닝타임은 약 2시간 18분입니다. 감독 아담 맥케이는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를 통해 현대 사회의 민낯을 조명했습니다. 주연으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조나 힐, 티모시 샬라메 등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며, 몰입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입니다.
이 영화의 출발점은 ‘혜성 충돌’이라는 전형적인 재난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나 이 혜성은 단순한 파괴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과학적 경고’를 상징합니다. 그리고 이 경고는 사람들에 의해 철저히 무시당합니다. 두 천문학자, 민디 교수(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대학원생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을 발견하지만, 이를 알리기 위한 시도는 정치권과 언론, 대중에 의해 희화화되고 조롱당합니다.
가장 충격적인 건, 이 영화 속의 무관심이 낯설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이미 과학자들이 경고한 수많은 위기를 외면해왔습니다. 기후 변화, 전염병, AI의 위험, 생태계 붕괴 등 수많은 경고가 있었지만, 정치권은 표 계산에 급급했고, 언론은 자극적인 소재에만 집중했으며, 사람들은 “그거 진짜야?”라는 말로 모든 불편한 진실을 피해갔습니다.
‘돈 룩 업’은 그런 우리 사회를 정면으로 겨눕니다. 과학자들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지만, 진행자는 그마저도 ‘밝고 유쾌하게’ 포장하길 원합니다. 그 사이 혜성은 점점 지구로 다가오고, 사람들은 결국 눈앞의 재앙조차 ‘음모론’으로 몰아가며 외면합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의 축소판이며, 사회 전체가 어떤 식으로 ‘진실을 소비’하고 있는지를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돈 룩 업’은 과학이 더 이상 진실을 전달하는 힘이 되지 못하는 시대를 경고합니다. 과학이 아니라 정치가 여론을, 감정이 논리를 이겨버리는 시대. 이 영화는 그 모순을 꼬집으며 물었습니다.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영화 - 블랙코미디로 포장된 인류의 위기
‘돈 룩 업’은 재난 영화이자 블랙코미디입니다. 그러나 관객이 웃는 순간조차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감독 아담 맥케이가 의도한 연출의 정점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유쾌하고 과장된 인물들이 펼치는 코미디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현실은 너무도 날카롭고 심각해서 오히려 웃는 자신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극도로 희화화되어 있습니다. 대통령은 SNS 인기와 재선에서 이기기 위해 사실을 숨기고, 백악관 보좌관들은 무능하기 짝이 없으며, 대중은 셀럽의 연애 기사에는 열광하면서도 지구 멸망 소식에는 무관심합니다. 뉴스 프로그램에서는 과학자의 경고보다 가십과 광고가 더 중요한 우선순위입니다. 이 모든 상황은 분명히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것처럼 보이지만, 한 발짝 떨어져 보면 오히려 지금 우리의 현실이 더욱 비현실적일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가 가장 섬뜩한 지점은 바로 ‘웃음의 방식’입니다. 혜성이 오고 있다는 사실보다, 사람들의 반응이 더 무서운 이유는 그 안에 우리가 실제로 목격한 모습들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당시 마스크 착용을 두고 벌어진 극단적인 대립,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사람들, 정치적 이득을 위해 진실을 조작하는 정부… 우리는 이미 이 영화를 살아보고 있는 셈입니다.
영화의 대사 한 줄 한 줄이 현실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 안의 대사들이 단지 창작된 허구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뉴스를 통해 듣는 말들과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혜성이 떨어진다고 해도, 사람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지도자의 말만 믿고, 반대 진영이 하는 말은 철저히 배척합니다.
이처럼 '돈 룩 업'은 코미디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은 무거운 통찰로 가득합니다. 우리가 웃고 있을 때, 그 웃음의 방향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이 영화는 말합니다. “웃고 있는 사이, 진짜 위기는 이미 시작됐을지 모른다.”
파국 앞의 인간들 -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영화 '돈 룩 업'은 혜성 충돌이라는 극단적인 재난 상황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위기를 맞이하는 모습을 담아냅니다. 그리고 그 다양한 반응은 결국 관객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물음이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로 남습니다.
민디 교수와 디비아스키는 과학자답게 마지막까지 사실을 전달하려 애쓰지만, 그 과정에서 좌절을 겪고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평온한 마지막을 준비합니다. 민디는 가족과 식탁에 둘러앉아 일상의 대화를 나누며 혜성을 맞이하고, 디비아스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그 순간을 조용히 받아들입니다. 한편, 권력자들과 부유층은 은밀히 ‘플랜 B’를 준비합니다. 우주선으로 도망쳐 새로운 행성을 찾겠다는 그들의 계획은 어리석고도 자기중심적입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 영화가 절대 정답을 말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외치다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하고, 누군가는 위기를 부정하며 끝까지 파티를 즐깁니다. 일부는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어떤 이는 SNS로 마지막을 생중계합니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그 다채로운 반응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위기를 마주했을 때, 정작 중요한 것은 사실 자체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임을 영화는 말하고 있습니다.
‘돈 룩 업’은 재난 영화이지만, 생존의 기술보다는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초점을 둡니다. 인간은 파국 앞에서야 진짜 자신을 드러냅니다. 자기합리화를 하는 자, 연대를 선택하는 자, 포기하는 자, 끝까지 발버둥치는 자… 그 모든 모습은 결국 우리 자신의 한 조각일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는 묻습니다. "진짜 끝이 다가올 때, 당신은 누구의 자리에 서 있겠는가?" 과장이 아니라, 그 물음 하나만으로도 ‘돈 룩 업’은 다시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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