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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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5. 3.

    by. 뿌이파파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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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비’ 줄거리 정보 - 비즈니스는 전쟁이다


      영화 ‘로비’는 한국 사회의 비즈니스 환경을 날카롭게 그려낸 블랙코미디입니다. 줄거리는 스타트업 대표 윤창욱(하정우)이 4조 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권력과 자본이 엮인 로비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창욱은 오직 기술력 하나로 정면 돌파하려 했지만, 현실은 그리 이상적이지 않습니다. 정부 실세들과의 암묵적인 거래, 보이지 않는 인맥 네트워크, 그리고 골프로 상징되는 로비 문화 속에서 그는 점차 자신이 가진 신념을 내려놓게 됩니다. 영화는 이러한 창욱의 심리 변화 과정을 섬세하게 따라가며, 한 개인이 부조리한 시스템 속에서 생존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줄거리의 중심에는 로비 골프라는 독특한 배경이 있습니다. 그린 위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하나의 협상이며, 거래의 장입니다. 정부 실무자 최 실장(김의성)은 겉으로는 공정성과 청렴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젊은 프로골퍼 진세빈(강해림)에게 빠져 들며 창욱과의 이해관계에 휘말립니다. 세빈은 아버지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협상에 나서고, 탐사기자 박 기자(이동휘)는 취재라는 명목으로 사건에 얽혀 들어가며 흥미로운 삼각구도를 형성합니다. 그들의 관계는 각자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하나의 게임판 위에서 뒤엉킨 인간 군상으로 그려집니다.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정정당당한 경쟁만으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창욱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를 바라보는 관객에게도 똑같이 향합니다. 영화는 선과 악, 옳고 그름의 이분법을 넘어서 ‘생존’이라는 본질적인 테마를 다룹니다. 즉, 사회의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 때로는 타협하고, 때로는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실을 냉소적으로 묘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창욱의 마지막 선택을 통해 인간성의 가능성을 남겨두며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이 균형 감각은 ‘로비’가 단순한 풍자극에 그치지 않고, 관객에게 긴 여운을 남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정우의 변신 – 배우에서 감독으로, ‘로비’ 속 균형 잡힌 연출


      하정우는 이번 작품에서 주연과 연출을 동시에 맡으며 진정한 멀티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세 번째 연출작인 ‘로비’는 그가 그동안 배우로서 쌓아온 연기 내공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디테일이 살아 있는 장면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전작 ‘롤러코스터’에서 보여준 과장된 유머에서 한 발짝 물러서, 이번엔 한층 정제된 대사와 템포 조절을 통해 블랙코미디의 매력을 극대화했습니다. 특히 “말맛을 살린 대사”를 강조한 그의 연출 철학은 이번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등장인물 간의 말싸움, 은근한 협박, 뉘앙스가 풍부한 한마디 한마디가 리듬 있게 전개되며, 관객을 웃기고 긴장시키는 복합적인 효과를 냅니다.

      하정우 감독은 배우들을 움직이는 방식에서도 탁월한 감각을 보입니다. 김의성은 ‘개저씨’ 기질이 물씬 풍기는 최 실장 캐릭터를 통해 불쾌하면서도 현실적인 권력자의 모습을 구현해냈고, 강해림은 순수함과 생존 본능 사이를 오가는 복합적인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특히 이동휘는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사건의 윤곽을 드러내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극의 리듬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각 인물은 명확한 목표를 지니고 움직이며, 하정우는 그들을 과장 없이, 그러나 극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영화의 서사를 단단하게 구성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감독으로서 하정우가 자신을 연기자로서 ‘객관화’했다는 사실입니다. 창욱이라는 인물은 초반에는 다소 단순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극이 전개되면서 복잡한 내면과 감정의 균열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하정우는 이 감정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관객이 그와 함께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좌절하고 결국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공감하게 만듭니다. 그의 연출은 영화적 리듬을 살리면서도 과장 없이 캐릭터 중심의 서사를 유지하며, ‘로비’를 단순한 풍자극에서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웃음을 가장한 풍자 – ‘로비’가 웃기면서 아프게 찌르는 순간들


      ‘로비’는 블랙코미디라는 장르적 틀 안에서 날카로운 현실 풍자를 시도합니다. 겉으로 보기엔 골프장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해프닝과 유쾌한 대사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 안에는 한국 사회의 권력, 이익, 생존에 대한 냉정한 통찰이 녹아 있습니다. 하정우는 이 모든 요소를 억지로 끼워 넣지 않고, 캐릭터들의 대사와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끌어냅니다. 골프장이라는 공간은 단순한 스포츠장이 아닌, 권력자들이 눈치 싸움을 벌이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일종의 전장으로 묘사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대사 하나, 눈빛 하나가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동시에 씁쓸함을 남깁니다.

      영화의 유머는 단순한 웃음 코드가 아니라 현실을 비트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이를테면 최 실장이 진세빈에게 보여주는 낡은 권력의 방식, 박 기자가 정보를 얻기 위해 쇼를 벌이는 장면 등은 코믹하지만 그 속에 묘한 현실감이 스며 있습니다. 특히 하정우는 대사 속에 풍자와 비틀림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관객이 그냥 웃고 넘기기 어렵게 만듭니다. 한줄 한줄 대사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의 단면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블랙코미디로 포장되었지만, 그 안에는 감춰진 질문이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이러한 구성은 영화를 단순한 오락물로 소비하지 못하게 합니다. 관객은 웃다가도 찡한 감정을 느끼고, 즐기면서도 불편해집니다. 이는 ‘로비’가 전하려는 메시지의 방식이며, 블랙코미디가 가진 진정한 힘입니다. 그리고 그 힘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한참 동안 관객의 마음속에 머뭅니다. 비즈니스의 냉혹함, 관계의 계산법, 그리고 선택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의 초상을 통해, ‘로비’는 현실을 향해 조용히 날을 세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단순히 ‘웃긴 영화’가 아니라, 오늘의 한국 사회를 응시하는 하나의 창이자 거울입니다. 영화는 쿠팡플레이, 애플tv, U+모바일tv, Wavve, 왓챠에서 다시보기 시청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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